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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인의 일상,/일기장에 적어보자

2024년 3월 17일 일기

by 일반인김모씨 2024. 3.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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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력 8년차. 퇴사한 지 2주가 지났다.

3달을 넘게 초과근무수당 없이 포괄임금제로 주 6일(아니면 6.5일)을 일하다가,

2월 초 후배 2명의 계약만료에 대한 충원이 당분간 없을 것이라는 회의 결과를 듣고 퇴직의사를 밝혔다.

그리고 퇴사를 하던 3월 초, 후임이 2명이 왔으며, 내 업무는 4명이 쪼개서 가져갔다.

... 나는 저임금에 4인분을 하고 있었던거다(억울).

 

나는 지난 1년 4개월 간 충분한 보상없이 워커홀릭'처럼' 살다가 일종의 번아웃을 경험했고,

직장 상황이 좋지않다는 것을 깨닫자마자 명분을 열심히 찾았다.

그리고 명분을 찾자마자 퇴사했다.

그 명분이 바로 "후배들의 퇴사에 대한 인사팀의 미충원 의사"였다.

 

상사들은 내 퇴직의사 철회를 간절히 바랐기에 인사팀과 싸웠지만 졌고, 

이후에는 나를 설득하고자 여러 차례 면담을 진행했지만,더 이상 응급실을 방문하기 싫었던 나는 끝내 사직서를 제출했다.

 

어쨌거나 업계를 완전히 떠날 생각은 아니었기에 인수인계도 할 수 있는대로 최대한 해주었고,

퇴직 후 남아 있을 사람들을 위해 미안함을 담은 작은 선물들도 나누었다. 

또 퇴직 후에도 재취업 예정인 4월 전에는 업무 관련 문의 연락을 받아주기로 하였다.

 

우려했던대로 퇴직 다음날부터 민원때문에 참 곤란하다는 상사였던 선임들과 맞후임의 연락을 일주일 내내 받았고,

어떻게 해야 민원을 해결할 수 있을 지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다가 차분히 안내해 주었다.

 

그리고는 쉬었다.

햇빛 볼 날이 없었던 과거의 나를 위로하며, 한낮의 산책을 즐겼다.

점심도 거르고 일하던 과거의 나를 위로하며, 장을 보고 영양가득한 요리를 해 먹었다.

하루에 10시간 넘게 앉아있어서 나날이 건강을 잃어가던 과거의 나를 위로하며, 단거리 마라톤 대회 준비를 했다.

일로만 가득하던 머리를 비우고, 웹툰, 웹소설, 드라마, 영화를 즐겼다.

먼지 탄 물건들이 쌓여가기만 했던 내 집을 관리하고 가꾸었다.

 

나흘 정도를 쉬고나니, 문득 불안감이 올라왔다.

집 대출금을 갚아야 한다는 불안함과 생활비를 벌어야 한다는 불안감이었다.

그래서 자격증 책을 사고, 가장 가까운 시험을 접수했다.

그리고  4월 1일 출근을 목표로 취업공고를 둘러보고 입사지원을 했다.

또 옛 직장 동료와 지인에게 연락하여 요즘 취업TO와 입사전형은 어찌 되는지 안부와 함께 물었다.

 

그렇게 2주가 금방 지나갔다.

내일부터는 면접 연락이 오기를 기대하면서 오랜만에 블로그를 열었다.

몇몇 카테고리에 쓰다만 글들이 너무 많았고, 이어쓰기에는 부담이 커서 새 블로그를 개설했다.

부디 이 카테고리는 오래도록 남아주기를 바라면서 첫 글을 쓴다.

 

퇴사 후 2주가 지난 지금은 개운하다. 행복하다. 그렇지만 게으르고 싶지 않다.

좀 더 쉬고 싶은 평화로움이지만, 내가 좋아하고 하고 싶은 '일'을 하기위해 다시 힘내보고 싶다.

 

아직 면접연락은 없으니까,

내일도 이력서를 제출하고, 조깅을 하고, 집을 정리하고, 요리를 하면서 부지런히 지내야겠다고 다짐해본다.

아, 교수님들께도 연락 한 번 해야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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